비중은 줄었는데 갚을 돈은 늘었다

포스코퓨처엠의 차입금과 사채는 2023년 한 해 동안 1조3,913억원에서 2조8,979억원으로 두 배 넘게 불었다. 그런데 그중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몫의 비중은 33%에서 23%로 10%포인트 가까이 내려갔다.

"단기 상환 부담이 줄었다"고 써도 될까. 금액을 보면 반대다. 1년 안에 갚을 빚은 4,649억원에서 6,798억원으로 2,149억원 늘었다. 전체가 더 빨리 늘어서 비중만 내려갔다.

잔액 구성

잔액 구성 · 표 1
항목, 천원 2022년 말 2023년 말
단기차입금 202,826,829 352,139,820
유동성장기차입금 25,428,571 67,803,571
비유동 장기차입금 207,857,143 425,753,571
대출성 차입 합계 436,112,543 845,696,962
사채 장부금액 합계 955,230,959 2,052,198,424
차입금·사채 총액 1,391,343,502 2,897,895,386

2024년 3월 정정 사업보고서의 연결 주석 21이다. 차입처에 은행뿐 아니라 POSCO Asia 같은 계열사도 있어서 '은행대출' 대신 '대출성 차입'이라고 묶었다. 사채는 액면에서 할인발행차금을 뺀 장부금액이다.

늘어난 1.5조원의 73%는 사채

총액은 1조5,066억원 늘었다. 사채가 1조970억원, 대출성 차입이 4,096억원 늘었다. 증가분의 73%가 사채다. 공장을 빠르게 늘리던 시기에 주로 회사채 시장에서 돈을 구했다는 얘기다.

늘어난 1.5조원의 73%는 사채 · 표 2
구성 비율 2022년 말 2023년 말
사채 장부금액/총액 68.6553% 70.8169%
유동 차입금·사채/총액 33.4161% 23.4581%

사채 비중은 69%에서 71%로 올랐다. 그렇다고 은행 대출이 줄어든 건 아니다. 대출성 차입도 금액은 4,361억원에서 8,457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비율과 금액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래 줄이다. 유동 비중이 10%포인트 내려갔다는 숫자만 보면 만기 구조가 좋아진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1년 안에 마련해야 할 돈은 2,149억원 늘었다. 비율은 구성을 보여 줄 뿐 갚을 규모를 대신하지 못한다.

만기 구조를 볼 때 비율 옆에 금액을 꼭 같이 적어 두는 습관을 권한다. 회사가 빠르게 빚을 늘리는 시기에는 이 둘이 반대 방향으로 가는 일이 흔하다.

현금으로 들어온 돈과 잔액 증가는 다르다

2023년 현금흐름표에서 차입금으로 6,829억원이 들어오고 2,639억원이 나갔다. 사채로는 1조3,489억원이 들어오고 2,420억원이 나갔다. 순유입은 1조5,259억원이다.

장부잔액 증가 1조5,066억원보다 194억원 많다. 할인발행차금 상각이나 외화 환산처럼 현금이 오가지 않는 변동이 장부금액에 섞이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공시만으로 이 194억원을 원인별로 나눌 수는 없었다.

사채로 1조3,489억원이 들어왔다고 사채 잔액이 그만큼 늘어난 것도 아니다. 같은 해 2,420억원을 갚았다. 유입액, 순유입액, 잔액 증가는 각각 다른 숫자다.

1년 안에 갚을 빚이 늘어난 이유도 들여다볼 만하다. 단기차입금만 2,028억원에서 3,521억원으로 1,493억원 늘었다. 유동 부분 증가 2,149억원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왔다. 회사채로 장기 자금을 크게 마련하면서도 운영자금 쪽에서는 단기 대출을 함께 늘린 셈이다.

회사채 위주로 빌린다는 것

포스코퓨처엠은 늘어난 빚의 73%를 회사채로 조달했다. 회사채는 은행 대출과 몇 가지가 다르다. 대부분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구조라 만기가 몰리는 해에 상환 부담이 커진다. 대신 은행 한 곳과 조건을 협상하지 않고 시장에서 여러 투자자에게 한 번에 돈을 모을 수 있어 큰 금액을 조달하기 쉽다.

사채 비중이 70%를 넘으면 차환은 결국 회사채 시장 사정에 크게 좌우된다. 금리가 오르거나 신용등급이 흔들리면 같은 금액을 다시 찍는 비용이 늘어난다. 이 사이트의 다른 글에서 2024년 만기 회사채 2,600억원을 4%로 다시 빌리면 이자가 연 58억원 늘어난다는 계산을 했는데, 사채 비중이 높을수록 이런 계산을 회차별로 해 볼 필요가 커진다.

사채 비중이 높은 게 꼭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고정금리 장기 회사채라면 만기까지 이자가 정해져 있어서 오히려 금리 변동에서 자유롭다. 결국 봐야 할 건 비중보다 만기가 어느 해에 몰려 있느냐다.

참고로 이 글의 유동 비중은 장부상 분류다. 회사채는 만기가 1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유동으로 넘어오니, 해마다 특정 회차가 유동 칸에 들어왔다 빠지면서 비중이 출렁인다. 그래서 한 해의 비중 변화보다 앞으로 3~5년 동안 해마다 얼마씩 돌아오는지를 만기표로 보는 편이 실제 부담을 더 잘 보여 준다. 짧은 기간에 회사채를 많이 찍은 회사라면 몇 년 뒤 같은 해에 만기가 몰려 있을 가능성도 있다. 2023년에 찍은 사채들의 만기가 어느 해에 집중돼 있는지는 같은 주석의 사채 명세에서 회차별로 확인해 둘 만하다. 만기가 몰린 해가 보이면 그해 차환 금리가 어느 정도일지까지 미리 따져 보는 게 안전하다.

출처

원문 링크

목차
  1. 잔액 구성
  2. 늘어난 1.5조원의 73%는 사채
  3. 비율과 금액이 반대로 움직일 때
  4. 현금으로 들어온 돈과 잔액 증가는 다르다
  5. 회사채 위주로 빌린다는 것
  6.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