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024년 손익계산서에 잡힌 이자비용은 9,039억원이다. 같은 해 현금흐름표에서 이자로 나간 돈은 6,750억원이다. 2,289억원 차이가 난다. 여기에 '금융비용' 13조원, 공장 원가에 들어간 이자 5,158억원, 리스이자까지 얹으면 '이자'라는 이름의 숫자가 다섯 개쯤 된다. 다 다른 것을 잰다.
비용으로 잡힌 이자와 실제로 나간 이자
| 항목, 백만원 | 2023년 | 2024년 |
|---|---|---|
| 손익상 이자비용 | 930,253 | 903,918 |
| 현금흐름표 이자 지급 | 844,691 | 675,049 |
| 비용−지급 차액 | 85,562 | 228,869 |
| 현금지급/이자비용 | 90.8023% | 74.6803% |
2023년엔 비용의 91%를 현금으로 냈는데 2024년엔 75%로 떨어졌다. 비용은 발생 기준이라 그해 잡힌 이자가 연말까지 다 지급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작년 이자를 올해 낼 수도 있다. 이 차이를 이자를 못 냈다는 신호로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원인별로 나눠 주는 명세가 공시에 없어서, 2,289억원 중 얼마가 미지급이자 증가인지는 알 수 없다.
금융비용 13조원은 이자가 아니다
연결 주석 24의 2024년 금융비용은 12조9,857억원이다. 그중 이자비용은 9,039억원뿐이다. 외환차이가 11조3,606억원으로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파생상품 손실이 7,211억원이다.
금융비용 총액을 이자비용으로 착각하면 14배 넘게 큰 숫자를 쓰게 된다. 이자보상배율을 구할 때 분모에 금융비용을 넣는 실수를 종종 보는데, 삼성전자라면 결과가 열 배 넘게 틀어진다.
공장 원가에 들어간 이자
| 비교 지표 | 2023년 | 2024년 |
|---|---|---|
| 자본화 차입원가, 백만원 | 204,814 | 515,824 |
| 자본화/(이자비용+자본화) | 18.0442% | 36.3322% |
공장을 짓는 동안 빌린 돈의 이자는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공장 원가에 얹는다. 이걸 자본화 차입원가라고 한다. 삼성전자는 2024년에 5,158억원을 이렇게 처리했다. 2023년 2,048억원의 2.5배다. 적용된 자본화 이자율은 4.2~5.9%다.
이자비용과 자본화 금액을 합친 범위에서 자본화 몫이 18%에서 36%로 올랐다. 손익계산서의 이자비용은 2024년에 소폭 줄었지만, 공장 원가로 들어간 몫까지 합치면 이자 부담은 오히려 늘었다.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가 진행 중이었다는 걸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이자비용 한 줄만 보고 "금융 부담이 줄었다"고 하면 이 36%를 놓친다.
자본화 5,158억원과 앞의 비용−지급 차이 2,289억원은 별개다. 자본화는 회계처리 방식이고, 그 이자도 현금으로 나간다.
리스이자
현금흐름 주석의 리스이자 지급액은 2024년 2,239억원으로 전체 이자 지급의 33%다. 영업활동에 이미 포함된 금액이라 이자 지급액에 또 더하면 이중 계산이 된다. 리스 원금 상환은 재무활동으로 따로 분류된다.
이자보상배율로 바꿔 보면
어떤 '이자'를 쓰느냐는 이자보상배율에서 곧바로 차이를 만든다. 2024년 영업이익 32조7,260억원을 손익계산서 이자비용으로 나누면 약 36.2배다. 공장 원가로 들어간 자본화 차입원가까지 더한 1조4,197억원으로 나누면 약 23.1배로 내려간다. 2023년은 같은 방식으로 약 7.1배와 5.8배다.
어느 쪽이든 삼성전자의 이자 부담은 영업이익에 비해 작다. 그래도 자본화 금액이 큰 해에는 두 숫자의 간격이 벌어진다는 건 알아 둘 만하다. 대규모 공사를 하는 회사는 이자 일부가 손익계산서를 거치지 않고 자산으로 들어가니, 손익계산서 기준 이자보상배율이 실제보다 좋아 보일 수 있다. 공사가 끝나 설비가 돌기 시작하면 그 이자는 감가상각을 통해 나중에 비용이 된다.
금융비용 총액 12조9,857억원으로 나누면 2.5배까지 떨어진다. 이 숫자로 "삼성전자 이자보상배율 2.5배"라고 쓰면 완전히 다른 회사처럼 보인다. 36배, 23배, 2.5배가 모두 같은 해 같은 회사에서 나온다. 이자보상배율을 볼 때 분모에 무엇을 넣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가 이 세 숫자에 다 들어 있다.
증권사 자료마다 이자보상배율이 다르게 나오는 이유도 대개 여기 있다. 누구는 분자에 EBITDA를 쓰고 누구는 영업이익을 쓴다. 분모에 자본화 이자를 넣는 곳도 있고 빼는 곳도 있다. 각주에 산식이 적혀 있지 않은 배율이라면 숫자 자체보다 그 빈칸을 먼저 의심하는 게 맞다.
어떤 '이자'를 물어보는 건가
이자 부담을 묻는 질문은 적어도 네 가지로 나뉜다. 비용으로 얼마나 잡혔나, 현금으로 얼마나 나갔나, 자산 원가에 얼마나 들어갔나, 금리가 바뀌면 얼마나 달라지나. 2024년 삼성전자의 경우 각각 9,039억원, 6,750억원, 5,158억원, 그리고 앞의 글에서 본 금리 민감도다. 질문을 먼저 정해야 맞는 숫자를 고를 수 있다.
출처
- 삼성전자 2024 사업보고서 · DART 접수번호 20250311001085
- 공식 감사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