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회사는 자회사들의 거래와 차입에 보증을 서 준다. 2024년 별도 재무제표 주석에 따르면 그 최대 노출이 12조4,432억원이다. 모회사가 대신 갚아야 할 수도 있는 돈이니 모회사 부채에 더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같은 빚을 두 번 세게 될 가능성이 크다.
보증과 모회사의 자원
| 항목, 백만원 | 2023년 말 | 2024년 말 |
|---|---|---|
| 종속기업 지급·이행보증 최대 유동성위험 | 10,960,748 | 12,443,230 |
| 모회사 현금및현금성자산 | 6,061,451 | 1,653,766 |
| 모회사 단기금융상품 | 50,071 | 10,187,991 |
| 위 두 자산 합계 | 6,111,522 | 11,841,757 |
| 모회사 별도 자본총계 | 224,787,774 | 236,396,657 |
별도 주석 28 재무위험관리에서 가져왔다. 보증 최대 노출은 1년 새 1조4,825억원 늘었다. 지급보증뿐 아니라 이행보증도 들어 있어서 전부 은행 대출 보증이라고 볼 수는 없다.
최대 노출은 낼 돈이 아니다
12조4,432억원은 최악의 경우 물어 줘야 할 수 있는 한도다. 이미 냈거나 한꺼번에 낼 돈이 아니다. 자회사가 빚을 잘 갚고 계약을 잘 이행하면 모회사가 낼 돈은 0이다.
모회사 부채총계 88조5,695억원에 이 12조원을 더해 '실질 부채'라고 부르고 싶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장부에 잡힌 부채와 조건부 최대 노출을 섞은 숫자다. 연결 부채에 더하는 건 더 위험하다. 자회사가 외부에서 빌린 돈은 이미 연결 재무제표 부채에 들어가 있다. 거기에 모회사 보증을 또 더하면 같은 빚을 두 번 센다.
어디에 견주느냐에 따라 반대 결론
| 최대 보증 노출과의 비교 | 2023년 | 2024년 |
|---|---|---|
| 최대 노출/모회사 현금 | 1.8083배 | 7.5242배 |
| 최대 노출/(현금+단기금융상품) | 1.7935배 | 1.0508배 |
| 최대 노출/별도 자본총계 | 4.8760% | 5.2637% |
이 표가 이 사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모회사 현금만 놓고 보면 보증 노출이 현금의 1.8배에서 7.5배로 치솟았다. 단기금융상품까지 넣으면 1.8배에서 1.05배로 내려갔다. 같은 보증, 같은 해인데 한쪽 계산은 위험이 네 배로 커졌다고 하고 다른 계산은 줄었다고 한다.
이유는 모회사 자산 구성이 바뀌어서다. 2024년에 현금이 6조원대에서 1조원대로 줄고 단기금융상품이 10조원 넘게 늘었다. 현금성 자산을 단기금융상품으로 옮겨 둔 것으로 보인다. 현금만 분모로 쓰면 이 변화를 위험 급증으로 오해하게 된다.
자본 대비로는 5% 남짓이다. 삼성전자 모회사 자본 규모에서 보면 보증 노출 자체가 아주 큰 부담은 아니다.
일부가 실제로 지급된다면
최대 노출의 10%가 실제로 지급된다고 가정하면 1조2,443억원이다. 모회사 현금과 단기금융상품 합계 11조8,418억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10%는 회사가 공시한 확률이 아니라 내가 넣은 가정이다. 지급하더라도 자회사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으니 최종 손실은 더 작을 수 있다.
연결과 별도를 같이 볼 때
연결 재무제표는 그룹을 한 회사처럼 보여 주면서 모회사와 자회사 사이의 보증을 지운다. 별도 재무제표는 모회사가 법적으로 무엇을 약속했는지 보여 준다. 그룹 전체의 빚은 연결로, 모회사의 조건부 부담은 별도 주석으로 따로 보고 둘을 더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리고 보증을 모회사 유동성과 견줄 때는 현금만이 아니라 단기금융상품까지 같이 봐야 자산 구성 변화에 속지 않는다.
다른 그룹의 보증을 볼 때
삼성전자는 보증 규모가 모회사 자본의 5% 남짓이라 부담이 크지 않았다. 모든 회사가 그렇지는 않다. 계열사가 많은 그룹의 모회사는 자회사 빚에 보증을 많이 서는 경우가 있고, 그 규모가 자기자본에 맞먹기도 한다. 그런 회사라면 이 글의 계산이 중요해진다.
보증 금액은 별도 재무제표의 우발부채나 재무위험관리 주석에 나온다. 그 숫자를 모회사의 현금, 단기금융상품, 자본에 각각 견줘 보면 이 글에서처럼 한쪽만 보고 생기는 착각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보증 위험의 무게를 정하는 건 모회사보다 보증을 받은 자회사 쪽이다. 그 자회사가 스스로 빚을 갚을 수 있으면 보증은 서류로만 남는다.
특히 조심해야 하는 건 실적이 나쁜 자회사에 모회사 보증이 몰려 있는 경우다. 그때는 최대 노출이 단순한 한도가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는 금액이 된다. 반대로 보증 대상 자회사가 스스로 빚을 갚을 힘이 충분하다면 최대 노출은 말 그대로 한도에 머문다. 같은 12조원이라도 누구를 위한 보증인지에 따라 무게가 전혀 다르다.
보증을 받은 자회사의 재무 상태는 그 회사가 따로 공시를 낸다면 직접 확인할 수 있고, 해외 비상장 자회사라면 모회사 연결 주석의 종속기업 요약 재무정보에서 대략 볼 수 있다. 보증이 어느 자회사에 몰려 있는지는 공시마다 공개 수준이 다르지만, 금액이 큰 보증은 특수관계자 주석에 대상 회사 이름과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 이름들을 따라가는 것이 보증 위험을 실제로 가늠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출처
- 삼성전자 2024 사업보고서 · DART 접수번호 20250311001085
- 공식 별도 감사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