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2025년 반기보고서의 특수관계자 보증 표 위에는 '원화 백만원'이라고 적혀 있다. 그런데 표 안의 열을 자세히 보면 한 줄은 USD 천, 두 줄은 AUD 천이다. 숫자만 긁어서 더하면 달러와 호주달러를 원화처럼 합친, 아무 의미 없는 합계가 나온다.
원문 숫자
| 보증 대상 | 공시 분류 | 통화 | 2024년 말 | 2025년 6월 말 |
|---|---|---|---|---|
| Daehan Wind Power Company PSC | 공동기업 | USD 천 | 5,600 | 5,600 |
| Millmerran Investment Company V | 기타 특수관계자 | AUD 천 | 9,669 | 11,227 |
| Millmerran Investment Company VI | 기타 특수관계자 | AUD 천 | 9,669 | 11,227 |
Daehan Wind Power는 요르단 Tafila 풍력발전 관련 공동기업이고, 보증은 2018년 9월 18일에 시작됐다. Millmerran 두 곳은 호주 에너지 투자 관련 기타 특수관계자로 2019년 7월 29일부터다. 셋 다 종료 조건은 '의무 종료 시점'이라 정해진 만기일이 없다.
5,600은 56억원이 아니라 560만달러다. 11,227도 112억원이 아니라 1,122만7천 호주달러다. 이 표를 처음 봤을 때 단위를 두 번 확인했다.
통화별로 묶으면
2025년 6월 말 기준 달러 보증은 560만달러, 호주달러 보증은 두 건 합쳐 2,245만4천 호주달러다. 반년 전에는 각각 560만달러, 1,933만8천 호주달러였다.
달러 쪽은 그대로이고 호주달러 쪽은 반년 새 16% 늘었다. 같은 통화끼리 비교했으니 환율과 관계없는 순수한 변화다. 왜 늘었는지는 표에 설명이 없어서 계약 조건을 더 봐야 안다.
달러 보증도 늘 그대로였던 건 아니다. DL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는 같은 Daehan 보증이 370만달러로 적혀 있다. 2024년 말에는 560만달러가 됐고 2025년 상반기에는 그대로였다. 몇 년을 이어 보면 외화 보증도 꽤 움직이는 숫자다.
원화로 바꿔 보면
USD당 1,400원, AUD당 900원을 가정해 원화로 바꿔 봤다. 실제 결산일 환율이 아니라 감을 잡기 위해 고른 숫자다.
달러 보증은 78억원, 호주달러 보증은 202억원, 합해서 280억원 정도다. 원통화 숫자만 보면 달러 쪽이 비중이 클 것 같지만 원화로 맞추고 나면 호주달러 보증이 72%를 차지한다.
| 두 가정 환율의 동시 변화 | 선택 보증의 원화 환산액 | 기준 대비 차이 |
|---|---|---|
| 10% 하락 | 252.4374억원 | -28.0486억원 |
| 기준 가정 | 280.4860억원 | 0 |
| 10% 상승 | 308.5346억원 | +28.0486억원 |
두 환율이 같이 10% 오르면 원화 환산액은 28억원 늘어난다. 보증 계약 자체는 그대로인데 원화로 잰 부담만 커지는 것이다. 실제로는 달러와 호주달러가 따로 움직이니 통화별로 넣어 봐야 정확하다.
보증은 투자금과 따로 봐야
Daehan Wind Power는 공동기업이라 그 회사 부채가 DL 연결 차입금에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투자 장부금액만 보면 이 보증을 놓치기 쉽다. 반대로 투자금과 보증액을 그냥 더해 '최대 손실'이라고 부르는 것도 곤란하다. 투자금을 못 돌려받는 경로와 보증을 대신 갚는 경로는 다르다.
표 아래에는 분할 전 대림산업이 제공한 보증에 대해 DL이앤씨와 연대 책임을 진다는 문장도 있다. 회사가 둘이라고 보증액을 반으로 나눠 DL 몫을 계산하면 안 된다.
외화 보증을 볼 때는 숫자보다 통화 단위를 먼저 확인하자. 그다음 원통화 금액과 환산액을 구분해 적고, 투자 장부금액과는 섞지 않는다. 이 순서만 지켜도 이 표에서 생길 수 있는 실수는 거의 다 피할 수 있다.
실제 환율을 넣으려면
이 글에서는 USD 1,400원, AUD 900원이라는 어림값을 썼다. 정확히 환산하고 싶다면 결산일 기준 환율을 넣으면 된다. 서울외국환중개가 고시하는 매매기준율이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일별 환율에서 2025년 6월 30일 값을 찾으면 된다. 회사가 재무제표 환산에 쓰는 환율도 보통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계산은 어렵지 않다. 달러 보증 560만달러와 호주달러 보증 2,245만4천 호주달러에 각각 환율을 곱해서 더하면 된다. 민감도 표에서 본 것처럼 두 환율이 10% 움직이면 원화 기준으로 28억원 정도가 달라진다.
이 표가 중요한 건 금액보다 읽는 방법 때문이다. 해외 사업이 많은 회사의 주석에는 원화, 달러, 유로, 현지 통화가 한 표에 섞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표 위에 적힌 단위만 보고 모두 원화로 읽으면 금액이 엉뚱하게 바뀐다. 달러 천 단위 5,600을 원화 백만원으로 읽으면 56억원이 되는데, 달러당 1,400원으로 바꾸면 78억원이다. 통화가 다르니 단순히 자릿수만 틀리는 게 아니라 환율만큼 계속 틀어진다.
통화가 섞인 표를 엑셀 같은 도구로 옮길 때는 통화별로 열을 나눠 두는 게 가장 안전하다. 한 열에 섞어 두면 나중에 합계를 내는 순간 같은 실수가 다시 생긴다. 원화 환산은 별도 열에 환율과 함께 적어 두면 된다. 그래야 환율이 바뀌어도 한 칸만 고치면 된다.
출처
- DL 2025년 반기보고서 · KIND 문서번호 202508140098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