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대여금 잔액은 18억원 줄었는데 돌려받은 건 6억원

빌려준 돈의 잔액이 줄었으면 그만큼 돌려받았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DL의 공동기업 대여금 표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 2025년 상반기 잔액이 18억7천만원 줄었는데 '상환'으로 찍힌 건 6억1천만원이다. 나머지 12억6천만원은 '외화환산 등' 기타 변동이었다.

대여금 변동표

대여금 변동표 · 표 1
항목 2024년 2025년 상반기
기초 대여금 14,872 16,956
추가 대여 0 0
상환 0 -606
기타 변동 +2,084 -1,263
기말 대여금 16,956 15,087

단위는 백만원이다. 빌려준 쪽은 DL 모회사가 아니라 종속회사 DL에너지이고, 빌려 간 쪽은 요르단 풍력발전 공동기업 Daehan Wind Power Company PSC다. DL 2025년 반기보고서의 연결 특수관계자 주석에서 가져왔다.

2024년부터 보면 재미있다. 추가로 빌려준 돈도, 돌려받은 돈도 0인데 잔액이 21억원 늘었다. 전부 기타 변동이고, 공시는 이걸 '외화환산 등'이라고 설명한다. 달러로 빌려준 돈이라 원화 환율이 움직이면 돈이 오가지 않아도 장부상 잔액이 바뀐다.

2025년 상반기는 반대 방향이다. 6억1천만원을 실제로 돌려받았고, 거기에 기타 변동으로 12억6천만원이 더 줄었다.

잔액만 보면 세 배로 부풀려진다

잔액만 보면 세 배로 부풀려진다 · 표 2
연구 지표 계산 결과
상반기 잔액 감소액 16,956−15,087 1,869백만원
기초 대비 상환 비율 606÷16,956 3.5740%
잔액 감소 중 상환 비중 606÷1,869 32.4238%
잔액 감소 중 기타 비중 1,263÷1,869 67.5762%
단순 잔액 차이를 상환으로 읽었을 때 과대액 1,869−606 1,263백만원

잔액 감소의 3분의 1만 실제 상환이다. 잔액 차이를 그대로 "회수했다"고 읽으면 실제보다 세 배 넘게 부풀려 말하게 된다. 2024년처럼 잔액이 늘었을 때 "돈을 더 빌려줬다"고 읽는 것도 같은 실수다. 이 표 하나에 양방향 사례가 다 들어 있다.

달러 기준 약정

약정 설명에는 원금이 달러로 나온다. 최초 1,200만달러, 누적 상환 100만달러, 남은 원금 1,100만달러다. 원금의 92%가 아직 남아 있다.

이 숫자만 보면 회수가 더디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약정을 보면 1,000만달러와 200만달러 두 건이 각각 2020년 6월과 2021년 3월에 나갔고, 기간이 177개월, 연 7% 금리에 원리금 분할 상환 구조다. 15년 가까이 나눠 받기로 한 돈이니 지금 많이 남아 있는 건 자연스럽다. 남은 원금 1,100만달러에 7%를 곱하면 1년 이자는 77만달러 정도다.

다만 약정상 이번 반기에 얼마를 받기로 돼 있었는지는 공시에 없어서, 6억1천만원이 계획대로 받은 건지는 알 수 없다.

상환 행부터 보자

특수관계자 대여금을 볼 때는 기초·기말 잔액보다 '상환' 행을 먼저 찾는 게 안전하다. 특히 외화 대여금이라면 환율만으로 잔액이 위아래로 움직인다. DL의 경우 표가 친절하게 상환과 기타를 나눠 놓았는데, 모든 회사가 이렇게 공시하는 건 아니다. 나눠 놓지 않았다면 대여 통화부터 확인해야 한다.

특수관계자 대여금을 따로 봐야 하는 이유

회사가 관계사나 공동기업에 빌려준 돈은 일반 거래처 채권과 성격이 다르다. 빌려 간 쪽이 함께 사업을 하는 상대라서, 사정이 어려워져도 강하게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오히려 추가로 돈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특수관계자 대여금은 금액이 작아도 꾸준히 지켜볼 항목이다.

Daehan Wind Power는 요르단에서 풍력발전을 하는 공동기업이다. 풍력발전소는 전기를 팔아 오랜 기간에 걸쳐 돈을 버는 구조라, 대여금을 15년 가까이 나눠 갚도록 한 것도 사업 구조에 맞춘 조건으로 보인다. 연 7% 금리는 국내 대기업의 차입 금리보다 높은 편인데, 해외 발전 사업의 위험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이 대여금을 확인하려면 반기나 연간 보고서의 특수관계자 주석에서 같은 표를 찾으면 된다. 상환 행이 꾸준히 찍히는지, 기타 변동이 환율 방향과 맞는지, 손실충당금이 새로 잡히지 않았는지. 상환이 몇 기간 연속 0으로 나오거나 충당금이 생기면 그때는 빌려 간 회사 사정을 따로 살펴봐야 한다. DL은 같은 회사에 보증도 서 주고 있으니, 이 사업에 묶여 있는 전체 규모는 대여금과 보증을 나란히 놓아야 보인다.

해외 공동기업에 빌려준 돈에는 환율 말고도 신경 쓸 점이 있다. 빌려 간 회사가 해외에 있으면 그 나라의 송금 규제나 세금 때문에 원리금을 받는 일정이 계약과 달라질 수 있다. 해외 사업일수록 더 그렇다. 이 공시만으로는 그런 사정을 알 수 없지만, 상환 행이 계약 기간에 비해 유난히 작거나 불규칙하다면 이런 외부 요인도 의심해 볼 만하다. 반대로 상환 숫자가 꾸준히 찍힌다면 그런 위험이 아직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출처

원문 링크

목차
  1. 대여금 변동표
  2. 잔액만 보면 세 배로 부풀려진다
  3. 달러 기준 약정
  4. 상환 행부터 보자
  5. 특수관계자 대여금을 따로 봐야 하는 이유
  6.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