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리스회계가 바뀐 뒤로 매장이나 사무실, 창고를 빌려 쓰는 회사는 앞으로 낼 임차료를 부채로 잡는다. 회사끼리 부채비율을 비교할 때 "리스는 빼고 보자"는 말이 나온다. LG전자는 리스를 빼면 부채비율이 얼마나 달라질까. 2021년 6월 말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4.7%포인트였다. 생각보다 작았다.
공시 숫자
| 항목 | 2020년 말 | 2021년 6월 말 |
|---|---|---|
| 유동 리스부채 | 276,632 | 268,560 |
| 비유동 리스부채 | 585,428 | 603,061 |
| 리스부채 합계 | 862,060 | 871,621 |
| 유동 일반 차입금 | 1,450,135 | 1,695,562 |
| 비유동 일반 차입금 | 8,469,620 | 8,404,816 |
| 부채총계 | 30,662,102 | 31,965,236 |
| 자본총계 | 17,542,125 | 18,701,647 |
단위는 백만원이고 제20기 반기 연결 검토보고서에서 가져왔다. 2021년 6월 말 리스부채는 8,716억원이다. 반년 새 96억원 늘었는데, 1년 안에 낼 유동 부분은 오히려 81억원 줄었고 비유동 부분이 176억원 늘었다.
리스를 빼면
| 비율 | 2020년 말 | 2021년 6월 말 |
|---|---|---|
| 공시 부채총계÷자본총계 | 174.7913% | 170.9220% |
| (부채총계−리스부채)÷자본총계 | 169.8770% | 166.2614% |
| 두 비율의 차이 | 4.9142%포인트 | 4.6607%포인트 |
부채비율 171%에서 리스를 빼면 166%가 된다. 차이는 4.7%포인트다. 171%의 4.7%가 아니라 퍼센트포인트 차이라는 점은 헷갈리기 쉽다.
반년 동안 공시 부채비율은 3.9%포인트, 리스를 뺀 비율은 3.6%포인트 내려갔다. 리스를 넣든 빼든 개선 방향은 같다. 리스 잔액은 조금 늘었는데 리스가 보태는 폭은 4.9에서 4.7%포인트로 줄었다. 자본이 더 빨리 커졌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규모라면 LG전자 부채비율을 볼 때 리스는 결론을 바꿀 만한 변수가 아니다. 리스를 넣은 숫자로 그냥 봐도 된다고 생각한다.
차입금 안에서 보면 8%
부채총계 대신 이자가 붙는 빚만 놓고 보면 비중이 조금 달라진다. 일반 차입금 10조1,004억원에 리스부채 8,716억원을 더하면 10조9,720억원이고, 그중 리스가 7.9%다. 매입채무 같은 이자 없는 부채가 빠지니 분모가 작아져 비중이 커 보인다.
차입금 기준으로 회사들을 비교할 때 한 회사는 리스를 넣고 다른 회사는 빼면 8% 정도가 어긋난다. LG전자 같은 제조업에서는 이 정도지만 유통이나 항공처럼 매장과 기체를 대규모로 빌리는 업종이라면 커질 수 있다. 업종을 섞어 비교할 땐 리스를 어떻게 처리했는지부터 맞춰야 한다.
빼더라도 내야 할 돈이다
여기서 '리스 제외'는 부채에서 리스부채 한 줄만 뺀 계산이다. 리스회계 이전의 재무제표를 되살린 것과는 다르다. 그러려면 사용권자산, 감가상각, 이자까지 다 되돌려야 한다.
그리고 리스부채는 계약에 따라 정해진 날 돈을 내야 하는 의무다. 유동으로 분류된 2,686억원은 1년 안에 나갈 돈이고, 사업을 계속하는 한 새 계약으로 지급은 이어진다. 비율에서 빼는 건 비교를 위한 조정일 뿐 부담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리스 비중이 큰 업종이라면
LG전자는 리스가 부채비율에 보태는 몫이 4.7%포인트에 그쳤다. 업종에 따라서는 이 숫자가 훨씬 크다. 매장을 많이 빌려 쓰는 유통업, 항공기를 빌려 쓰는 항공사, 선박을 빌려 쓰는 해운사는 리스부채가 일반 차입금보다 큰 경우도 있다. 이런 회사에서 리스를 빼고 부채비율을 계산하면 결론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런 회사를 볼 때는 리스부채의 만기 구조를 같이 봐야 한다. 리스 계약은 대부분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차입금처럼 만기가 돌아온다. 다만 계약을 연장하거나 다른 자산을 새로 빌리면 리스부채가 다시 생긴다. 매장이나 항공기 없이 사업을 할 수는 없으니 사실상 계속 갚아 나가야 하는 빚에 가깝다.
그래서 기본은 리스를 넣은 부채비율로 두고, 리스를 뺀 계산은 리스회계 변경 전 숫자와 비교하거나 리스를 거의 쓰지 않는 회사와 견줄 때만 보조로 쓰는 게 낫다. LG전자처럼 리스 비중이 작은 회사라면 어느 쪽을 써도 결론이 거의 같으니 고민할 일이 적다. 리스 비중이 클수록 이 선택이 중요해지고, 비교표에 어떤 기준을 썼는지 적어 두는 게 필수가 된다.
LG전자의 경우 1년 안에 나갈 유동 리스부채가 2,686억원이고 같은 시점 현금이 6조원을 넘었으니 리스 지급 자체가 부담될 수준은 아니었다. 리스 부담을 실제로 따져 볼 만한 회사는 리스 지급액이 영업현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우다. 그런 회사라면 리스 원금 상환을 FCF에서 빼고 계산해야 실제로 남는 현금이 보인다. 리스를 쓰는 회사와 자산을 사는 회사를 비교할 때 이 조정을 빼먹으면 리스를 많이 쓰는 회사의 현금 여력이 실제보다 좋아 보인다. 부채비율에서 리스를 넣느냐 빼느냐보다 실무에서는 이쪽이 더 자주 문제가 된다. 리스 숫자는 부채비율보다 현금흐름표에서 더 무겁게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