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위험을 다루는 글에는 "보증 규모 ○천억원"이라는 숫자가 자주 나온다. 그 숫자가 보증한도인지, 실제 대출잔액인지, 아니면 둘을 더한 건지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자이에스앤디 2023년 사업보고서의 PF 표 하나만 봐도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숫자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
PF 보증이 주목받는 이유
부동산 PF는 아파트 같은 개발 사업에 돈을 빌려주고, 그 사업이 분양으로 벌어들일 돈으로 갚게 하는 구조다. 사업 자체의 신용만으로는 돈을 빌리기 어려우니 건설사나 관련 회사가 보증이나 책임준공 약정을 서는 경우가 많다. 분양이 잘되면 문제가 없지만 미분양이 쌓이면 보증을 선 회사가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2022년 하반기 이후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PF 보증은 건설사 신용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하는 항목이 됐다. 이 사이트의 다른 글에서 다룬 태영건설도 PF 관련 부담이 워크아웃으로 이어진 사례로 자주 거론된다.
그래서 PF 숫자는 기사 제목에 자주 등장하고, 그만큼 한도와 잔액이 섞여 인용되는 일도 잦다. 아래에서 볼 자이에스앤디의 표가 그 차이를 잘 보여 준다. 이 건은 이미 준공된 아파트의 담보대출에 붙은 보증이라, 착공 전 단계의 PF보다는 위험이 낮은 편으로 볼 수 있다. 짓는 위험은 끝났고 남은 건 분양과 대출 상환이기 때문이다.
PF 보증을 볼 때는 금액과 함께 사업 단계를 확인하면 좋다. 토지를 사는 단계인지, 공사 중인지, 준공 후인지에 따라 같은 보증액이라도 위험의 무게가 크게 다르다.
한 회사가 여러 단계의 PF 보증을 동시에 들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사업장별로 나눠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석 표가 사업장별로 나뉘어 있다면 그대로 따라가면 된다.
원문 숫자
| 항목 | 원문, 천원 | 억원 환산 |
|---|---|---|
| 보증한도 | 296,000,000 | 2,960.00000 |
| 보증금액 | 108,673,614 | 1,086.73614 |
| 대상 대출잔액 | 108,673,614 | 1,086.73614 |
| 한도와 대출잔액 차이 | 187,326,386 | 1,873.26386 |
연결 주석 19의 컨소시엄 참여사업 PF 표다. 대구광역시 공동주택 사업이고, 채무자는 경주건설이다. 이 대출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을 받은 준공 후 담보대출이고, 자이에스앤디와 경주건설 대표이사가 HUG에 연대보증을 섰다. 부담률은 100%로 표시돼 있다.
같은 보증에 대해 한도 2,960억원, 보증금액 1,087억원, 대출잔액 1,087억원이 나란히 적혀 있다.
어떤 숫자를 쓰느냐에 따라 세 배 차이
대출잔액은 한도의 37%다. 기사 제목에 한도를 쓰면 2,960억원, 잔액을 쓰면 1,087억원이다. 같은 보증인데 세 배 가까이 차이 난다.
한도는 계약상 최대 규모이고 잔액은 결산일에 실제로 남아 있는 대출이다. 둘 다 맞는 숫자지만 의미가 다르다. 잔액만 말하면 계약 규모가 덜 보이고, 한도를 지금의 대출처럼 말하면 위험이 부풀려진다. 나는 PF 숫자를 인용할 땐 반드시 "한도 기준" 또는 "잔액 기준"을 붙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만 지켜도 PF 관련 기사가 훨씬 정확해진다.
한도와 잔액의 차이 1,873억원을 회사가 추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돈이나 앞으로 더 늘어날 부담으로 보는 것도 근거가 없다. 추가 실행이 가능한 구조인지 공시에 나와 있지 않다.
더하면 같은 보증을 두 번 센다
한도와 잔액을 더하면 4,047억원이다. 보증금액과 잔액을 더하면 2,173억원이다. 둘 다 같은 보증을 두 번 센 숫자다. 서로 다른 사업장 두 곳의 보증을 합친 게 아니다. 표에 열이 여러 개 있다고 기계적으로 더하면 이런 숫자가 나온다.
'컨소시엄'이라는 이름을 보고 참여사 수로 금액을 나누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이 표의 부담률은 100%이고, 전체 표와 연결기업 부담분 표에 같은 금액이 나온다.
만기는 잔액에 붙어 있다
종합표는 대출잔액 1,087억원 전액을 결산일 기준 1년 초과 2년 이내 구간에 넣었다. 세부 표의 대출기간은 2023년 3월부터 2025년 3월까지다. 이걸 보증한도 2,960억원이 그 기간에 다 나간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만기 구간에 들어간 건 잔액이다.
HUG 보증이 붙어 있으니 회사 부담이 없다고 보는 것도 틀린다. 공시가 설명하는 게 바로 그 HUG에 대한 연대보증이다. 대출이 문제가 생겨 HUG가 대신 갚으면 HUG가 연대보증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조다.
이 표는 자이에스앤디의 PF 신용보강 중 하나다. 같은 주석에 책임준공, SOC 자금보충, 중도금대출 보증이 따로 있으니 이 숫자를 회사 전체 우발부채로 보면 안 된다. 2025년 3월 만기 이후 연장이나 상환이 있었는지도 후속 공시로 확인해야 한다.
출처
- 자이에스앤디 2023년 사업보고서 · KIND 문서번호 20240326003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