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석률 18.87%와 15.87% 중 어느 쪽이 맞을까

"전환사채가 다 주식으로 바뀌면 지분이 18.87% 희석된다." 한화오션 2024년 말 숫자로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는데, 반만 맞다. 18.87%는 주식 수가 늘어나는 비율이다. 기존 주주의 지분이 줄어드는 비율은 15.87%다. 같은 사건을 두고 두 숫자가 나오는 이유는 분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전환되면 생기는 주식

전환되면 생기는 주식 · 표 1
회차 미상환 원금, 원 주당 전환가액 공시 전환가능주식수
제8회 1,000,000,000,000 40,350원 24,783,147주
제9회 1,284,775,000,000 40,350원 31,840,768주
제10회 48,057,256,181 40,350원 1,191,010주
합계 2,332,832,256,181 동일 57,814,925주

세 회차의 원금 합계는 약 2조3,328억원, 전환가액은 모두 40,350원이다. 회차별로 원금을 전환가액으로 나누고 1주 미만을 버리면 공시된 주식 수와 정확히 맞는다. 다 바뀌면 5,781만주가 새로 생긴다.

이 사채들은 회사 장부에서 부채가 아니라 자본(신종자본증권)으로 분류돼 있다. 그래서 전환이 되더라도 부채비율이 내려가는 효과는 없다. 여기서는 주식 수 변화만 본다.

두 비율

2024년 말 발행주식 총수는 306,413,394주다. 여기에 57,814,925주가 더해지면 364,228,319주가 된다.

두 비율 · 표 2
계산 질문 산식 결과
기존 주식 수 대비 신규 발행분 57,814,925÷306,413,394 18.8683%
전환 후 전체에서 신규 발행분 비중 57,814,925÷364,228,319 15.8733%
전환 후 전체에서 기존 주식 묶음 비중 306,413,394÷364,228,319 84.1267%

기존 주식을 N, 새 주식을 M이라고 하면 주식 수 증가율은 M÷N, 기존 주주 지분의 감소율은 M÷(N+M)이다. 희석 규모가 클수록 두 숫자의 차이도 커진다.

예를 들면 이해가 쉽다. 전환 전에 한화오션 주식 1%를 가진 주주가 아무것도 사고팔지 않았다면, 전환 후 지분은 약 0.84%가 된다. 0.16%포인트 줄었고, 원래 지분의 15.87%가 줄어든 것이다. 18.87%가 줄어드는 게 아니다.

증권 기사에서 '희석률'이라는 말이 나오면 어느 쪽 분모를 썼는지 확인해 볼 만하다. 주식 수 증가율로 쓰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주주 입장에서 체감하는 건 지분 감소율 쪽이다. 나는 둘 중 하나만 써야 한다면 지분 감소율을 쓰는 게 독자에게 더 정직하다고 본다.

계산에 넣지 않은 것

공시에는 누적 미지급 이자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조건도 있다. 5,781만주는 원금만 계산한 숫자라 이자 전환까지 하면 주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전환가액 40,350원도 감자나 합병 같은 일이 생기면 조정된다. 2024년 말 시점의 조건을 그대로 둔 계산이고, 실제로 언제 얼마나 전환될지는 알 수 없다.

원금이 주식으로 바뀐다고 회사에 새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이미 있던 증권이 모양만 바꾸는 것이다. 회계상 희석주당이익(희석 EPS)과도 계산 방식이 다르다.

전환은 언제 일어날까

전환사채가 실제로 주식으로 바뀔지는 주가에 크게 달려 있다. 주가가 전환가액 40,350원보다 높으면 사채를 가진 쪽은 주식으로 바꾸는 게 이득이다. 낮으면 바꿀 이유가 적다. 희석 계산은 주가가 전환가액을 넘어설 때 현실이 된다.

누가 사채를 들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사고파는 투자자라면 주가와 전환가액의 차이에 따라 바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회사와 관계가 깊은 기관이나 계열사가 들고 있다면 지분 전략이나 다른 사정에 따라 전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 사채 인수자는 사업보고서의 사채 발행 내역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경우든 기존 주주가 할 수 있는 건 잠재 희석 규모를 미리 알고 있는 것이다. 5,781만주는 2024년 말 발행주식의 19%에 가까운 물량이다. 전환된 주식이 한꺼번에 시장에 나오면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고, 전환한 쪽이 계속 들고 있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전환사채가 많은 회사를 볼 때는 사업보고서의 '전환사채 발행 현황' 표를 해마다 확인하면 된다. 미상환 잔액과 전환가능주식수가 줄었다면 전환이나 상환이 일어난 것이고, 그해 주식 수 변화와 같이 보면 어느 쪽이었는지 알 수 있다.

한 가지 더 볼 것은 이 사채들이 이미 자본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전환되면 신종자본증권이 보통주로 바뀔 뿐이라 회사 자본총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부채비율 같은 재무 지표는 전환 전후로 거의 그대로이고, 바뀌는 건 주식 수와 주당 지표다. 주당순이익이나 주당순자산을 보는 투자자에게는 전환이 숫자를 바꾸는 사건이지만, 회사의 재무 안정성을 보는 채권자에게는 거의 영향이 없는 사건이다. 같은 전환이라도 누가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희석률을 말할 때 이 점도 같이 적어 두면 좋다. 그래야 읽는 사람이 자기 입장에 맞는 숫자를 고를 수 있다.

출처

원문 링크

목차
  1. 전환되면 생기는 주식
  2. 두 비율
  3. 계산에 넣지 않은 것
  4. 전환은 언제 일어날까
  5.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