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포스코퓨처엠은 매출이 44% 늘었고 연말 현금도 38% 늘었다. 이 두 숫자만 보면 잘나가는 회사다. 그런데 같은 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448억원이었다. 영업으로는 돈이 빠져나갔는데 통장 잔고는 늘었다.
같은 해 삼성전자는 정반대였다. 매출이 14% 줄었는데 영업에서 44조원의 현금을 벌었다. 매출 성장률과 현금흐름은 생각보다 훨씬 따로 움직인다.
두 회사의 2023년
| 항목 | 삼성전자 | 포스코퓨처엠 |
|---|---|---|
| 2022년 매출액, 원 | 302,231,360,000,000 | 3,301,915,805,063 |
| 2023년 매출액, 원 | 258,935,494,000,000 | 4,759,871,486,264 |
| 직접 계산한 매출 성장률 | -14.3254% | +44.1548% |
| 2023년 영업활동현금흐름, 원 | 44,137,427,000,000 | -444,846,366,048 |
| 영업현금흐름/매출액 | +17.0457% | -9.3458% |
영업현금흐름을 매출로 나누면 삼성전자는 +17%, 포스코퓨처엠은 -9%다. 삼성전자는 매출 100원당 17원을 현금으로 남겼고, 포스코퓨처엠은 매출 100원당 9원이 오히려 빠져나갔다. 두 회사의 매출은 258조원과 4조8천억원으로 50배 넘게 차이가 나서, 금액 대신 매출 대비 비율로 견줬다.
삼성전자 쪽도 좋아진 건 아니다. 영업현금흐름은 2022년 62조원에서 2023년 44조원으로 크게 줄었다. 매출과 함께 줄었지만 부호가 플러스로 남았을 뿐이다. 그러니 "매출이 줄면 현금도 적자가 난다"도 틀리고, "영업현금이 플러스니 괜찮다"도 반쪽짜리 얘기다.
포스코퓨처엠의 현금은 어디서 왔나
| 포스코퓨처엠의 현금 연결, 원 | 금액 |
|---|---|
| 기초 현금및현금성자산 | 281,380,444,158 |
| 영업활동현금흐름 | -444,846,366,048 |
| 투자활동현금흐름 | -1,031,417,948,354 |
| 재무활동현금흐름 | +1,591,574,471,223 |
| 환율변동효과 | -7,111,401,497 |
|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 | 389,579,199,482 |
현금 2,814억원으로 시작해서 영업으로 4,448억원, 투자로 1조314억원이 나갔다. 둘을 합치면 1조4,763억원이다. 그런데 재무활동으로 1조5,916억원이 들어왔다. 연말 현금이 1,082억원 늘어난 건 빌린 돈 덕분이었다.
재무활동 안을 보면 차입금으로 6,829억원, 사채로 1조3,489억원을 새로 조달했다. 상환한 돈도 같이 들어 있으니 둘을 더한 값이 그대로 순유입은 아니다.
이 회사는 2023년에 배터리 소재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던 중이었다. 공장을 짓느라 투자 지출이 크고, 매출이 늘면서 매출채권과 재고에 돈이 묶였다. 그 빈자리를 회사채와 차입으로 메웠다. 성장기 제조업체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이고, 그 자체를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매출도 현금도 늘었다"는 요약은 이 과정을 통째로 가려 버린다.
성장 단계마다 현금 모양이 다르다
앞에서 본 포스코퓨처엠의 모습은 빠르게 크는 제조업체가 흔히 거치는 앞쪽 단계에 해당한다. 공장을 짓는 동안과 막 돌리기 시작한 동안에는 영업과 투자가 모두 현금을 쓰니 바깥에서 빌려 올 수밖에 없다.
그다음은 묶였던 채권이 들어오고 공장 가동률이 올라가면서 영업현금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단계다. 이때부터는 빌린 돈을 갚거나 다음 투자를 영업현금으로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성장 투자가 성공했는지는 결국 이 시점이 오는지, 얼마나 빨리 오는지로 판가름 난다.
그래서 성장기 기업은 한 해 숫자보다 몇 년의 흐름이 중요하다. 영업현금 적자가 1~2년 이어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매출이 계속 늘어나는데도 영업현금이 몇 년째 마이너스라면 매출의 질을 의심해 볼 만하다. 받을 돈이 쌓이기만 하고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반대편 끝에 있다. 이미 대규모 설비를 갖추고 있어서 업황이 나빠 매출이 줄어도 영업현금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두 회사의 차이는 좋고 나쁨보다 성장 단계의 차이에 가깝다. 같은 기준으로 줄 세우기 전에 각 회사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는 게 맞다.
이 단계 구분은 투자 판단에도 쓸모가 있다. 성장 투자 단계의 회사를 영업현금 마이너스라는 이유만으로 피하면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반대로 영업현금이 계속 마이너스인데도 매출 성장만 보고 들어가면 큰 위험을 떠안을 수 있다. 확인해야 할 건 회사가 지금 쓰는 돈이 언제 돌아올지, 그때까지 버틸 자금이 있는지다. 포스코퓨처엠의 2023년은 회사채와 차입으로 그 시간을 사던 해였다. 그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는 다음 몇 년의 영업현금이 답해 줄 것이다. 같은 질문을 다른 성장 기업에도 그대로 던져 볼 수 있다.
성장하는 회사를 볼 때
매출 성장률 옆에 영업현금흐름의 부호를 꼭 같이 적어 둘 것을 권한다. 그리고 현금이 늘었다면 그 돈이 영업에서 왔는지 재무활동에서 왔는지 현금흐름표 세 줄만 확인하면 된다. 포스코퓨처엠의 2023년처럼 좋은 소식 두 개 사이에 빌린 돈이 숨어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두 회사만 놓고 본 비교라 업종 전체로 넓혀 말할 수는 없다. 현금은 현금및현금성자산만 셌다.
출처
- 원문 · DART 접수번호 20250311001085
- 삼성전자 공식 2023 연결 감사보고서
- 원문 · DART 접수번호 20240326000383
- 회사 공식 보고서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