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말 저축은행 업권 전체의 부채비율은 733%, 삼성전자는 28%다. 단순히 나누면 저축은행이 26배쯤 빚이 많다. 계산은 맞다. 그런데 이 비교로 어느 쪽이 더 위험한지 말하는 건 거의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저축은행 부채의 96%가 고객 예금이기 때문이다.
원본 숫자
| 항목 | 저축은행 업권 집계 | 삼성전자 연결 |
|---|---|---|
| 원본 표시 단위 | 억원 | 백만원 |
| 자산총계 | 1,209,099 | 514,531,948 |
| 부채총계 | 1,063,926 | 112,339,878 |
| 자본총계 | 145,173 | 402,192,070 |
| 직접 계산한 부채/자본 | 732.8677% | 27.9319% |
| 직접 계산한 자본/자산 | 12.0067% | 78.1666% |
| 직접 계산한 자산/자본 | 8.3287배 | 1.2793배 |
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이 2025년 3월 21일 발표한 업권 합산 잠정치, 삼성전자는 2024년 말 연결 재무제표다. 단위가 억원과 백만원으로 다르지만 비율은 각자 안에서 계산했으니 영향이 없다. 하나는 업권 전체, 하나는 한 기업집단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저축은행에게 부채는 원재료다
공식 표의 예수부채는 1,022,204억원, 부채총계의 96.1%다. 예금을 받아서 대출해 주는 게 본업이니 부채가 많은 건 사업 그 자체다. 저축은행에 삼성전자 수준인 부채비율 30%를 요구한다면 예금을 받지 말라는 얘기가 된다.
그렇다고 예금이 안전한 부채라는 뜻은 아니다. 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수 있는지, 예금 만기와 대출 만기가 어긋나 있는지, 빌려준 돈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가 금융회사 분석의 핵심이다. 문제는 그런 위험이 부채비율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부채도 전부 차입금은 아니다. 매입채무와 각종 충당부채가 섞여 있다. 양쪽 모두 공시된 부채총계를 그대로 썼다.
자본 비율도 두 종류다
| 저축은행 자본 지표 | 사용한 분자, 억원 | 사용한 분모, 억원 | 재계산 결과 |
|---|---|---|---|
| 회계 자본/총자산 | 145,173 | 1,209,099 | 12.0067% |
| BIS 기준 자기자본/위험가중자산 | 153,612 | 1,022,748 | 15.0195% |
같은 자료에서 저축은행 자본 비율이 12.01%로도, 15.02%로도 나온다. 반올림 차이가 아니라 분자와 분모의 정의가 다르다. 위쪽은 재무상태표의 회계 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눴고, 아래쪽은 규제용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눴다. 15.02%는 공표값과 맞는다.
이 15.02%를 삼성전자 자본/자산 78.17%와 같은 줄에 놓고 비교하는 표를 가끔 본다. 이름이 비슷할 뿐 서로 다른 지표다.
금융회사에 맞는 지표
부채비율이 금융회사에 맞지 않는다면 무엇을 봐야 할까. 이 글에서 다룬 BIS 비율이 대표적이다.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손실이 났을 때 자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본다. 저축은행은 규정상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업권 평균 15%는 그 기준을 넘는 수준이다.
대출 쪽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더 직접 보여 준다. 빌려준 돈 가운데 연체가 길어지는 등 부실로 분류된 비중이다. 같은 자료에서 저축은행 업권은 2024년 말 10%를 넘었다. 이 숫자가 제조업식 부채비율보다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훨씬 직접적으로 보여 준다.
부채의 대부분이 예금이라면 예대율과 유동성 비율도 빼놓을 수 없다. 받은 예금에 비해 대출을 얼마나 내줬는지, 예금이 빠져나갈 때 대응할 유동자산이 있는지를 본다. 부채의 96%가 예금인 저축은행에게 가장 무서운 건 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상황이라 이 지표가 중요하다.
반대로 제조업체에 BIS 비율이나 예대율을 들이댈 수는 없다. 업종마다 맞는 지표가 따로 있다. 업종을 섞어 놓고 한 가지 지표로 줄 세운 순위표가 대부분 제대로 된 비교가 아닌 이유다. 업종이 다른 회사를 견주고 싶다면 각 업종의 대표 지표로 업종 안에서 위치를 먼저 매기고, 그 위치끼리 비교하는 편이 낫다.
이 원칙은 지주회사나 대기업 그룹을 볼 때도 쓸모가 있다. 금융 자회사와 제조 자회사를 함께 거느린 그룹의 연결 재무제표는 금융업의 큰 부채가 섞여 들어가서 부채비율이 제조업 기준으로는 높게 나온다. 이런 회사를 다른 제조 기업과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실제보다 위험해 보인다. 금융 자회사가 있는 그룹을 볼 때는 사업부문 정보에서 금융 부문과 비금융 부문을 나눠 보는 게 안전하다. 부문별 자산과 부채가 공시돼 있다면 금융 부문을 빼고 부채비율을 다시 계산해 볼 수 있다. 이 글의 저축은행과 삼성전자 비교가 극단적인 예라면, 금융 자회사를 둔 그룹은 그 둘이 한 재무제표 안에 섞여 있는 경우다. 어느 쪽이든 부채의 성격부터 나눠 보는 게 출발점이다.
업종이 섞인 순위표를 볼 때
여러 업종을 한 표에 놓고 부채비율로 정렬한 자료가 있으면 금융회사가 섞여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좋다. 섞여 있다면 그 순위는 위험한 순서보다 사업 모델의 차이를 보여 준다. 금융회사와 제조회사를 정말 비교하고 싶다면 자산 손실 위험, 자금 만기, 현금흐름처럼 질문에 맞는 지표를 따로 골라야 한다.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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