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이트에는 상환 여력 계산기와 금리 시뮬레이터가 있다. 숫자를 넣으면 결과는 바로 나온다. 그런데 직접 써 보면 결과를 정하는 건 계산식보다 어떤 숫자를 넣기로 했느냐다. 삼성전자 2024년 공시로 같은 계산을 세 번 돌렸더니 남는 돈이 104조원에서 31조원까지 오갔다.
삼성전자로 돌려 본 상환 여력
| 유동성 입력 항목, 백만원 | 적용 금액 | 성격 |
|---|---|---|
| 현금및현금성자산 | 53,705,579 | 2024년 말 공시 잔액 |
| 단기금융상품 | 58,909,334 | 2024년 말 공시 잔액 |
| 두 잔액의 합계 | 112,614,913 | 장부잔액 기준 합산 가정 |
| 유동성 이자부 채무 | 15,379,794 | 기존 공시 추출·집계, 리스 포함 |
| 연간 영업현금흐름 | 72,982,621 | 2024년 실적을 반복하는 가정 |
| 기타 유출 합계 | 66,442,163 | 과거 투자·주주환원을 반복하는 가정 |
기타 유출은 2024년에 실제로 쓴 돈이다. 유형자산 취득 51조원, 무형자산 취득 2조3천억원, 배당 10조9천억원, 자기주식 취득 1조8천억원을 더했다. 내년에도 비슷하게 쓴다고 가정한 것이다. 신용한도와 자산매각은 0으로 뒀다. 1년 안에 갚을 이자부 채무는 15조3,798억원으로, 기타 유출 66조원에 비하면 4분의 1도 안 된다. 이 회사에서 결과를 크게 흔드는 건 빚이 아니라 투자와 주주환원이다.
계산식은 단순하다. 현금 재원에 영업현금흐름을 더하고, 1년 안에 갚을 채무와 기타 유출을 뺀다.
| 시나리오, 백만원 | 단순 재원 합계 | 채무·기타 유출 차감 후 |
|---|---|---|
| 현금·금융상품 합계, 과거 OCF 반복 | 185,597,534 | 103,775,577 |
| 현금만 반영, 과거 OCF 반복 | 126,688,200 | 44,866,243 |
| 현금·금융상품 합계, OCF 0 가정 | 112,614,913 | 30,792,956 |
단기금융상품 59조원을 재원으로 볼지 말지에 따라 결과가 59조원 움직인다. 작년 영업현금 73조원이 올해도 들어온다고 볼지에 따라 또 73조원이 움직인다. 계산이 틀린 게 아니라 입력 칸 하나하나가 결과를 그만큼 끌고 다닌다.
세 경우 모두 플러스지만 이걸 "삼성전자는 상환에 문제없다"는 판정으로 읽을 일은 아니다. 연말 잔액과 1년 동안의 흐름을 한 번에 더했기 때문에 만기일 전에 돈이 들어오는지는 이 계산으로 알 수 없다.
기본 시나리오에서 영업현금흐름을 10% 늘리면 남는 돈은 약 111조원, 기타 유출을 10% 늘리면 약 97조원이 된다. 한도와 매각은 처음부터 0을 넣었으니 아무리 흔들어도 반응이 없다. 반응이 없다고 중요하지 않은 항목이라는 뜻은 아니다.
포스코퓨처엠 회사채로 돌려 본 금리 시뮬레이터
포스코퓨처엠의 2023년 말 회사채 가운데 제15-2회는 1,200억원에 쿠폰 1.69%, 제17-1회는 1,400억원에 쿠폰 1.80%다. 두 건을 합치면 2,600억원, 1년 이자는 45억5천만원 정도다. 이 돈을 4%로 다시 빌린다고 넣어 봤다.
| 금리 적용 결과 | 기존 실제 쿠폰의 연간 합계 | 4% 재조달 가정 |
|---|---|---|
| 연간 단순 이자 | 45.48억원 | 104.00억원 |
| 기존 대비 증가 | 기준 | 58.52억원 |
금리를 3%로 넣으면 연간 이자는 78억원, 5%면 130억원이다. 기존보다 각각 33억원, 85억원 정도 늘어난다. 원금이 1년 내내 그대로이고 단리라는 가정이다.
4%는 실제 차환 금리가 아니라 내가 넣은 숫자다. 두 회사채의 만기도 2024년 9월 9일과 10월 7일로 달라서, 같은 날 한꺼번에 차환하는 상황과도 다르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어느 정도 규모로 늘어나는지 감을 잡는 용도다.
결과 옆에 가정을 적어 두자
계산기는 미래를 맞히는 도구가 아니다. 조건을 하나씩 바꿔 가며 여력이 얼마나 움직이는지 보는 도구다. 그래서 결과를 저장할 때는 어떤 숫자를 넣었는지도 같이 적어 두는 게 안전하다. 몇 달 뒤에 다시 열었을 때 가정 메모가 없으면 숫자만 남고 의미는 사라진다. 어느 공시를 기준으로 했는지도 같이 적어 두자. 이 글의 삼성전자 계산은 2024년 사업보고서, 포스코퓨처엠 계산은 2023년 정정 사업보고서가 기준이다.
어떤 숫자를 넣을까
계산기를 쓸 때 가장 고민되는 건 어떤 숫자를 넣느냐다. 영업현금흐름은 최근 한 해보다 몇 년 평균을 쓰는 게 안전하다. 삼성전자처럼 업황에 따라 44조원과 73조원을 오가는 회사라면 한 해 숫자는 너무 낙관적이거나 비관적일 수 있다. 가장 나빴던 해 숫자를 한 번 넣어 보는 것도 좋은 점검이다.
현금 재원은 보수적으로 잡는다. 현금및현금성자산만 넣은 경우와 단기금융상품까지 넣은 경우를 둘 다 계산해 두면 결과가 어느 범위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글의 세 시나리오가 그런 방식이다.
기타 유출은 쉽게 줄일 수 있는 것과 줄이기 어려운 것으로 나눠 보면 좋다. 배당은 한 번 정하면 줄이기 어렵고, 자사주 매입이나 일부 설비투자는 상황에 따라 미룰 수 있다. 줄이기 어려운 것만 넣은 계산과 다 넣은 계산을 나란히 놓으면 회사가 위기 때 쓸 수 있는 여유가 얼마나 되는지 보인다.
금리 시뮬레이터에서는 새 금리를 하나만 넣지 말고 몇 단계로 나눠 넣는 게 좋다. 3%, 4%, 5%처럼 넣으면 금리 1%포인트당 이자가 얼마씩 달라지는지 바로 보인다. 그 감을 갖고 있으면 실제 차환 금리가 발표됐을 때 그게 회사에 얼마나 부담인지 금방 판단할 수 있다.
출처
- 원문 · DART 접수번호 20250311001085
- 공식 연결 감사보고서
- 원문 · DART 접수번호 20240326000383